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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저 댄 픽션> 내가 유명한 소설 속 주인공이라고?

옴니버스로그 2026. 9. 12. 12:33

목차


    이번 영화는 아내가 추천해 준 영화입니다. 트루먼 쇼와 비슷한 느낌의 영화가 있다고 추천해 준 작품이 바로 <스트레인저 댄 픽션>입니다.

     

    ‘내가 사는 세상이 사실 누군가 만든 것이라면 어떨까?’라는 <트루먼 쇼>의 질문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영화였습니다.

     

    내 인생 자체가 누군가가 쓰고 있는 소설이라면 어떨까,라는 설정이 흥미로웠습니다.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서 넷플릭스를 켜고 찾아봤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내 행동을 해설하는 목소리

    해럴드 크릭의 생활은 재미있을 정도로 규칙적입니다. 세무조사관으로 일하는 그는 시간을 철저하게 지키고 숫자에 익숙한 사람입니다. 출근 시간도, 버스를 타는 시간도, 하루 동안 하는 일도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해럴드의 머릿속에 이상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 목소리는 마치 소설의 내레이션처럼 해럴드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설명합니다. 더 이상한 건 해럴드의 행동을 단순히 따라가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벌어질 일까지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부터 해럴드의 평범했던 하루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병원을 찾아가 상담을 받기도 하고,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내려고 합니다.

     

    그런데 계속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도대체 누가 자신의 삶을 쓰고 있는 걸까?

    내가 주인공인 이야기가 이미 쓰이고 있다

    해럴드는 자신의 삶을 설명하는 목소리를 따라가면서 자신이 소설 속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더 황당한 것은 그 소설의 작가가 자신을 죽일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이상한 목소리 때문에 혼란스러웠는데, 이제는 자신의 목숨이 걸린 문제가 되어버린 겁니다. 자신의 죽음이 예정되어 있다면 가만히 있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해럴드도 어떻게든 자신에게 벌어질 일을 막으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별다른 생각 없이 반복했던 자신의 생활을 하나씩 돌아보기 시작합니다. 평범해서 아무 의미 없다고 생각했던 하루가 막상 잃을 수도 있는 것이 되고 나니 다르게 보입니다. 출근길도, 주변 사람과의 대화도,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일들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스트레인져 댄 픽션

    윌 페렐이 이렇게 진지했나?

    이 영화를 보면서 의외였던 부분은 윌 페렐의 연기였습니다. 윌 페렐 하면 코미디 영화에서 보여준 모습이 먼저 떠오르는데, 여기서는 굉장히 평범하고 조용한 사람으로 등장합니다.

     

    처음의 해럴드는 재미있는 일도 별로 없고, 자신의 생활을 바꿔볼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그냥 정해진 대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삶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달라집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고,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시도하고,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변화를 윌 페렐이 과장하지 않고 연기해서 오히려 캐릭터가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결국 목숨을 구한 건 손목시계였다

    결말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소설 속에서 해럴드는 원래 출근길 사고로 죽는 결말이었습니다. 실제로 극 중 해럴드는 자전거를 타다 차도로 떨어질 뻔한 아이를 구하려다 버스에 치이는 사고를 당합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깨어난 해럴드는 놀랍게도 살아있었습니다.

     

    그 사고로 손목 동맥이 끊어질 뻔했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손목시계 조각이 그 자리에 박히면서 출혈을 막아준 덕에 목숨을 건진 겁니다. 결국 작가는 결말을 바꿔서 해럴드를 살리기로 합니다.

     

    왜 결말을 바꿨냐는 질문에 작가는, 자기가 곧 죽는다는 걸 알고, 그 죽음을 막을 수 있었는데도 의연하게 받아들이려 했던 사람이라면 살려주고 싶지 않겠냐고 답합니다.

     

    처음엔 그냥 엉뚱한 설정의 코미디인 줄 알았는데, 결말에 가서는 죽음을 예상하고도 담담히 받아들이는 한 사람의 태도가 오히려 이야기 전체를 살렸다는 게 뭉클하게 다가왔습니다.

     

    <트루먼 쇼>가 내가 믿고 있던 현실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스트레인저 댄 픽션>은 내가 살아가는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