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얼마 전 유튜브를 보다가 최민식 배우가 출연한 인턴 홍보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습니다. 평소 진지하고 강렬한 캐릭터로 익숙한 배우가 이런 홍보영상에도 나오는구나 싶어 신기하게 보다가,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민식 하면 역시 그 영화지.” 바로 <올드보이>였습니다.
저도 대학생 때 동아리 선배 자취방에서 다 같이 몰려 앉아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가 끝나고도 다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는데요. 그만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이 상당했던 영화였습니다.

15년의 감금, 이유도 모른 채 시작된 복수
평범한 회사원 오대수는 어느 날 갑자기 납치돼 정체를 알 수 없는 방에 갇히게 됩니다. 자신이 왜 갇혔는지, 누가 자신을 가뒀는지도 모른 채 무려 15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런 설명도 없이 풀려나고, 오대수는 자신을 가둔 사람을 찾아 복수하기로 합니다. 문제는 15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는 것입니다.
오대수가 세상으로 돌아왔을 때는 자신이 알고 있던 것들도 많이 달라져 있었고, 자신을 가둔 이유를 알아내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는 하나씩 단서를 찾아가면서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복수의 이유를 찾아갈수록 오대수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잔인한 진실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누군가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계속 보다 보면 오히려 “왜 오대수를 이렇게까지 가둔 것일까?”라는 궁금증이 더 커집니다.
복도에서 펼쳐진 장도리 액션
<올드보이>를 떠올리면 빠지지 않는 장면이 바로 유명한 복도 격투신입니다.
좁은 복도에서 오대수가 장도리 하나를 들고 여러 명과 맞붙는 장면인데, 카메라가 옆에서 오대수를 따라가며 한 호흡으로 보여주는 연출이 인상적입니다.
이 장면은 완성하기까지 3일 동안 무려 17번의 촬영을 거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러 번 촬영한 끝에 완성된 장면이지만, 영화 속에서는 하나의 긴 장면처럼 이어지기 때문에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당한 긴장감을 느끼게 됩니다.
지금 다시 봐도 화려한 액션이라기보다는 오대수가 얼마나 절박하게 싸우고 있는지가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마지막 반전이 남긴 충격
<올드보이>가 시간이 지나도 계속 기억에 남는 이유는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대수를 가둔 이우진의 복수 이유가 드러나면서 영화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오대수는 자신이 복수를 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 자체가 이미 이우진이 만들어놓은 계획 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부분부터는 단순히 누가 누구에게 복수하는지를 보는 영화가 아닙니다. 오대수가 왜 15년 동안 갇혀 있어야 했는지, 왜 풀려난 뒤에도 계속해서 사건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게 되면서 앞에서 봤던 장면들도 다르게 느껴집니다.
특히 마지막에 진실을 마주하는 오대수의 모습은 처음 영화를 봤을 때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봐도 이 반전만큼은 여전히 강렬하게 남습니다.
칸영화제가 인정한 작품성
<올드보이>는 2004년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그랑프리를 수상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박찬욱 감독과 <올드보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게 됐습니다.
이후에도 영화에 대한 평가는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BBC가 2016년 전 세계 비평가 177명의 투표를 통해 선정한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100선’에서는 30위에 올랐고, 현재 IMDb에서도 8.3점을 기록하며 Top 250에 올라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기록보다 처음 영화를 봤던 기억이 더 오래 남아 있습니다. 대학생 때 동아리 선배 자취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봤던 그때도 충격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복수라는 이야기를 이렇게 강하게 풀어낸 영화가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오래된 영화인데도 여전히 강한 인상을 남긴다는 것.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올드보이>를 다시 볼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