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제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를 처음 본 영화는 <로미오와 줄리엣>이었습니다. 이듬해 <타이타닉>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세계적인 스타가 됐고, 당시에는 잘생긴 청춘스타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후 <캐치 미 이프 유 캔>, <에비에이터>, <셔터 아일랜드>, <인셉션> 등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청춘스타 이미지를 벗어나 연기력까지 인정받는 배우로 자리 잡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 그가 실화를 기반으로 한 이 영화에서는 톰 행크스와 함께했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까지 맡았으니,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영화였습니다.
부모의 이혼, 프랭크의 도망이 시작되다
영화 속 프랭크는 부모의 이혼으로 집안이 무너지는 과정을 지켜보다가 결국 집을 나옵니다. 돈도 없고 갈 곳도 마땅하지 않았던 그는 처음에는 살아가기 위해 수표를 위조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한두 번 사람들을 속이는 데 성공하면서 프랭크는 조금씩 대담해집니다. 사람들은 옷차림이나 말투만 보고 상대를 쉽게 믿는다는 걸 알아차리고, 아예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영화에서는 부모의 이혼과 프랭크가 집을 나온 과정이 그의 행동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그려지지만 실제 프랭크 에버그네일의 삶과 영화 속 이야기가 전부 똑같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그가 10대 시절 위조 수표를 사용한 것은 확인되지만, 영화에 나오는 여러 사건은 실제 기록과 다르거나 확인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파일럿에서 의사까지, 매번 다른 사람이 된 프랭크
프랭크가 가장 유명하게 이용한 신분은 항공사 조종사입니다. 영화에서는 팬암 조종사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항공사 직원들의 도움을 받고, 호텔을 이용하며 자연스럽게 사람들 사이에 섞여 들어갑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번에는 의사 행세를 하며 병원에 들어가고, 다시 변호사로 신분을 바꿉니다. 어린 나이에 전문직으로 보이는 사람 행세를 하면서도 좀처럼 들키지 않고 빠져나가는 모습이 영화의 재미를 만듭니다.
물론 이런 일이 계속되면서 FBI도 프랭크를 쫓기 시작합니다. 톰 행크스가 연기한 칼 핸래티가 추적을 맡고, 프랭크가 어디로 가든 남겨진 흔적을 찾아 뒤를 밟습니다.
둘의 관계가 재미있는 건 프랭크가 단순히 도망만 다니는 것이 아니라 칼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는 겁니다. 한쪽은 잡히지 않으려고 계속 도망가고, 다른 한쪽은 어떻게든 찾아내려고 합니다.
그렇게 프랭크는 파일럿에서 의사, 변호사로 계속 모습을 바꾸며 여러 곳을 떠돌게 됩니다. 새로운 신분을 얻을 때마다 다시 시작하는 것 같지만, 그만큼 더 깊이 도망쳐야 하는 상황이 되어갑니다.
프랭크의 도주가 끝난 뒤 이야기
프랭크의 도주는 결국 칼의 추적 끝에 막을 내립니다. 실제 프랭크도 프랑스에서 체포돼 복역했는데, 영화에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감옥에 있는 프랭크를 칼이 직접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한 번 더 반전을 맞습니다.
칼은 프랭크가 가진 위조 수표 지식을 눈여겨보고, 형기를 마치는 대신 FBI에서 관련 업무를 돕는 기회를 제안합니다. 그렇게 쫓고 쫓기던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사이가 됩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이 둘의 관계를 보는 것도 영화를 즐기기에 충분하지만, 청춘스타 이미지를 넘어 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진가를 확인하는 데도 이 영화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여기에 톰 행크스의 연기 또한 영화의 재미를 한층 더해 줍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 때문에, 보고 난 뒤에도 프랭크라는 사람이 실제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찾아보게 만드는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가볍게 시작했다가 마지막엔 이 두 사람의 관계 때문에 더 오래 생각나는, 그런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