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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엑스파일> 포스팅에서도 얘기했지만 저는 외계인이 있다고 믿는 편입니다.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이렇게 넓은 우주에 지구에만 생명체가 있다는 것도 조금 이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그래서 외계인이 나오는 영화도 남들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보게 되는데, <황당한 외계인 폴>은 시작부터 예상과 달랐습니다.
폴은 무섭고 신비로운 외계인이 아니라 말도 잘하고 농담도 잘하는, 꽤 뻔뻔한 친구처럼 나오기 때문에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외계인을 실제로 만나버린 두 친구
그레이엄과 클라이브는 SF를 좋아하는 영국인 친구입니다. 미국의 UFO 관련 장소를 찾아 여행하던 중 정말 외계인 폴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폴은 오랫동안 비밀 시설에 갇혀 있다가 탈출한 상태였고, 정부 요원들이 다시 데려가려고 쫓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폴을 차에 태우고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평생 기다리던 외계인을 실제로 만났는데 제대로 구경할 틈도 없이 도주부터 해야 하는 겁니다.
여기에 성경을 믿는 루스라는 여자가 우연히 폴을 만나면서 일행에 합류하고, 정부 측에서는 폴을 잡기 위해 계속 뒤를 쫓습니다. 세 사람이 미국 곳곳을 돌아다니는 동안 크고 작은 사건이 계속 벌어지면서 평범한 여행은 점점 엉뚱한 모험이 되어갑니다.
거기다 폴은 오랫동안 인간들 틈에서 지내면서 미국식 욕설이랑 유머까지 다 배운 상태라, 그레이엄과 클라이브가 오히려 폴한테 끌려다니는 그림이 계속 이어집니다.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외계인
폴이 재미있는 건 행동이 너무 인간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하고, 자기 하고 싶은 말도 거리낌 없이 합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외계인이라는 사실보다 그냥 성격이 독특한 친구 하나가 함께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주인공인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가 왜 이런 분위기의 영화를 잘 만드는지도 알 것 같았습니다. 두 사람은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 <월드 엔드>처럼 장르 영화에 코미디를 섞은 작품을 함께했고, <황당한 외계인 폴>에서는 직접 각본과 주연을 맡았습니다.
그런 분위기 덕분인지 영화는 외계인을 둘러싼 추격 이야기인데도 무겁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 사람이 도망다니면서 서로 가까워지는 과정이 더 재미있습니다.
정말 외계인이 온다면?
영화를 보고 나니 정말 외계인이 지구에 온다면 어떤 모습일지 다시 궁금해졌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무서운 존재일 수도 있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일 수도 있겠죠.
저는 외계인이 있다고 믿는 편이라 이런 상상을 하면서 보는 재미가 더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외계인이라는 설정보다 폴과 두 사람이 친구처럼 지내게 되는 모습이 더 기억에 남습니다. 다른 존재인데도 같이 웃고 떠들다 보면 결국 비슷한 감정을 나누게 된다는 게 묘하게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