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영화를 보다가 결말이 너무 강렬해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던 경험, 저는 을 처음 봤을 때 딱 그랬습니다. 1995년 개봉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이 작품은 단순한 연쇄살인 수사물처럼 시작하지만, 끝까지 따라가면 인간의 죄와 욕망에 대한 더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범인을 잡는 것이 오히려 범인의 계획을 완성하는 결말, 그 서늘한 구조가 왜 30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지 짚어보려 합니다. 두 형사가 충돌하는 이유영화를 처음 볼 때 서머셋과 밀스의 갈등이 그냥 '고참 vs 신참'의 뻔한 구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봤습니다. 그런데 다시 보니 두 사람의 차이는 수사 방식이 아니라 세계관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서머셋은 은퇴를 일주일 앞둔 베테랑 형사입니다. 오랜 시..
술자리에서 인생 영화로 파이트 클럽을 꼽았다가 "폭력 미화 영화 아니냐"는 말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분명히 따로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는 제대로 설명을 못 했습니다. 집에 와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다가 결국 제 생각이 정리됐고, 그 과정을 여기에 풀어봅니다. 파이트 클럽이 실제로 말하는 것: 소비주의 비판이 영화를 봤을 때는 저도 반전과 격투 장면에만 꽂혔습니다. 타일러 더든이 내뱉는 대사들이 멋있다고만 느꼈지, 그게 무엇을 겨냥한 말인지는 한참 뒤에야 이해했습니다.영화의 주인공은 보험회사 사고 조사원으로 일하며 매일 출장을 반복합니다. 그의 유일한 낙이 이케아(IKEA) 카탈로그를 넘기는 것이라는 설정은, 사실 현대 소비 사회를 꽤 날카롭게 묘사한 장치입니다. 소비주의(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