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영화에서 볼리토 장면을 보면서 메시지보다 전혀 다른 질문에 빠졌습니다. 경동맥이 압박되는 순간 인물이 그토록 빠르게 쓰러지는 게 과연 현실적인가,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질문을 다시 생각해보니, 이 영화가 보여주려 한 것은 잔혹한 장치의 작동 원리가 아니라 그 장치 앞에 서게 된 인물의 선택이었습니다. 볼리토 복선 — 경고는 처음부터 있었다볼리토(bolito)란 와이어 올가미 형태의 처형 도구로, 한번 걸리면 스스로 벗어날 수 없도록 설계된 장치입니다. 쉽게 말해 피해자의 움직임 자체가 조임을 가속시키는 구조입니다. 영화 초반에 이 장치가 대화로 설명되는 장면이 있는데, 저는 처음엔 그냥 세계관 설명 정도로 흘려들었습니다.그런데 볼리토 장면을 실제로 봤을 때, 제가 궁금했던 것은 "왜..
스릴러 영화를 보다가 결말이 너무 강렬해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던 경험, 저는 을 처음 봤을 때 딱 그랬습니다. 1995년 개봉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이 작품은 단순한 연쇄살인 수사물처럼 시작하지만, 끝까지 따라가면 인간의 죄와 욕망에 대한 더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범인을 잡는 것이 오히려 범인의 계획을 완성하는 결말, 그 서늘한 구조가 왜 30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지 짚어보려 합니다. 두 형사가 충돌하는 이유영화를 처음 볼 때 서머셋과 밀스의 갈등이 그냥 '고참 vs 신참'의 뻔한 구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봤습니다. 그런데 다시 보니 두 사람의 차이는 수사 방식이 아니라 세계관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서머셋은 은퇴를 일주일 앞둔 베테랑 형사입니다. 오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