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와 함께 무언가를 시작할 때 설레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같은 목표를 가진 것만으로 충분히 잘 맞는다고 믿었다가 어느 시점부터 미묘하게 어긋나는 걸 느꼈습니다. 영화 은 바로 그 어긋남을 정직하게 들여다봅니다. 1991년 여름 네브래스카 시티, 매점 하나를 운영하며 부자를 꿈꾸던 열네 살 두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우정의 균열 — 돈보다 먼저 흔들리는 것A.J.와 무스는 처음부터 창업 파트너십(business partnership)의 형태로 등장합니다. 창업 파트너십이란 단순한 친구 관계가 아니라 공동의 목표와 이익을 위해 함께 움직이는 결속 구조를 의미합니다. 두 사람은 현장학습 중 개 경주에 돈을 걸고, 직접 빚은 수제 맥주를 파티에서 팔려다 어른들..
저는 이번 영화에서 볼리토 장면을 보면서 메시지보다 전혀 다른 질문에 빠졌습니다. 경동맥이 압박되는 순간 인물이 그토록 빠르게 쓰러지는 게 과연 현실적인가,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질문을 다시 생각해보니, 이 영화가 보여주려 한 것은 잔혹한 장치의 작동 원리가 아니라 그 장치 앞에 서게 된 인물의 선택이었습니다. 볼리토 복선 — 경고는 처음부터 있었다볼리토(bolito)란 와이어 올가미 형태의 처형 도구로, 한번 걸리면 스스로 벗어날 수 없도록 설계된 장치입니다. 쉽게 말해 피해자의 움직임 자체가 조임을 가속시키는 구조입니다. 영화 초반에 이 장치가 대화로 설명되는 장면이 있는데, 저는 처음엔 그냥 세계관 설명 정도로 흘려들었습니다.그런데 볼리토 장면을 실제로 봤을 때, 제가 궁금했던 것은 "왜..
반전 영화 얘기가 나오면 꼭 한 번씩 등장하는 작품이 있습니다. 1995년작 입니다. , 를 연달아 보다가 자연스럽게 이 영화까지 갔는데, 직접 다시 보고 나서 느낀 건 "반전이 충격적이다"는 말이 이 영화의 절반밖에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관객 스스로가 어떻게 속는지를 체험하게 만드는 구조에 있었습니다. 줄거리 — 산 페드로 부두에서 시작된 이야기영화는 산 페드로 부두의 선박 폭발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수천만 달러가 증발하고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현장에서 살아남은 건 심한 화상을 입은 헝가리인 두 명과, 절름발이 사기꾼 버벌 킨트뿐이었습니다. 쿠얀 수사관은 버벌을 붙잡아 취조실에 앉히고, 버벌은 그때부터 이야기를 풀기 시작합니다.버벌의 진술에 따르면, 며칠 전 경찰서 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