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영화를 소개할때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라는 문구를 별다른 의심 없으 받아들였습니다. 그린북, 패치 아담스를 다루면서 영화 속 이야기와 실제 인물의 경험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고, 이번에 를 다시 보며서 그 차이에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영화 밖에서 벌어진 소송전을 직접 찾아 읽고 나니, 감동적인 이야기 자체뿐 아니라 그 이야기가 누구의 시선으로 만들어졌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모두 사실을 왜곡한다는 뜻은 아니고, 실제 사건을 영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무엇을 각색하였는지에 따라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이번에 다시 느꼈습니다. 줄거리 — 길 위에서 시작된 이야기미국 테네시주 멤..
할로윈이 가까워지니 오랜만에 공포 영화 한 편을 다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쿠팡플레이에서 검색 중 이라는 제목을 다시 만났습니다. 제가 중학생이던 시절, 집 거실 작은 TV 앞에 가족들이 모여 함께 봤던 영화입니다. 워낙 오래전이라 줄거리나 장면은 흐릿하게 남아 있었지만, 기억을 더듬으며 다시 감상해 봤습니다. 컬트영화가 되기까지 — 흥행 실패와 공포의 설계이벤트 호라이즌은 2040년을 배경으로 합니다. 중력 엔진(Gravity Drive)으로 인공 블랙홀을 생성해 다른 차원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광속 이동을 구현한 탐사선이 등장하는데, 중력 엔진이란 시공간을 물리적으로 접어 두 지점 사이의 거리 자체를 없애는 이론적 추진 방식을 말합니다. 실제 물리학에서 논의되는 알쿠비에레 드라이브(Alcubierre ..
재난을 대비하는 사람이 지나치게 불안한 걸까요, 아니면 그런 대비를 비웃는 사람이 더 위험한 걸까요. 영화를 처음 찾아봤을 때 저는 가벼운 재난 스릴러로 짐작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파고들수록 이 영화가 다루는 건 폭풍이 아니라 불안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패닉룸을 다루고 나서 '안전한 공간'이라는 소재가 머릿속에 맴돌던 차에, 그 연장선으로 꺼내 든 영화입니다. 악몽에서 대피소까지 — 커티스의 불안이 쌓이는 방식오하이오의 작은 마을에서 모래 채취 업체의 현장 책임자로 일하는 커티스는 청각장애가 있는 딸 한나, 아내 사만다와 함께 사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부터 생생한 악몽이 찾아옵니다. 엔진오일처럼 끈적한 갈색 비가 쏟아지고, 주변 사람들과 자신이 아끼는 개까지 위협적으로 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