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당시 극장에서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코미디로 시작해 스릴러로, 그리고 씁쓸한 비극으로 넘어가는 전개에 숨 쉴 틈이 없었습니다. 최근 다시 정주행 하면서 처음 볼 때는 놓쳤던 디테일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와, 오늘은 그점들을 중심으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볼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는 몇 안 되는 영화 중 하나라, 이번 기회에 제대로 짚어보고 싶었습니다.두 가족이 한집에 모이기까지반지하에 사는 기택 가족은 우연한 계기로 부유한 박 사장 가족의 집에 하나둘씩 스며듭니다. 장남 기우가 과외 선생으로 위장 취업한 것을 시작으로, 여동생 기정은 미술 치료사로, 아버지 기택은 운전기사로, 어머니 충숙은 가사도우미로 자리를 잡으며 온 가족이 박 사장 집에 기생하듯 자리 잡습니다. 처음에는 이들의 ..
오랜만에 집에서 조용히 화면을 마주하려는데, 평소 상상력이 남달라 머릿속에 온갖 기발한 이야기와 질문이 가득한 둘째 아이가 옆으로 쓱 다가와 나란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평소 판타지 세계나 귀신 이야기에 남다른 호기심을 보이던 아이라 이번 주말 홈시네마 영화로 고른 작품이 바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코코'였습니다. 처음에는 화려한 색감과 신나는 멕시코 음악이 반겨주는 가벼운 가족용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일 거라 가볍게 생각하고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후반부로 흘러가며 누군가의 기억과 가족이라는 무거운 생명의 무게를 건드리는 순간, 옆에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화면을 응시하던 아이의 눈가에도, 제 눈가에도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음악을 향한 꿈과 가족의 저주주인공 미겔은 음악에 진심..
어제저녁 아내랑 가벼운 코미디나 볼까 하다가, 갑자기 뭔가 머리를 좀 굴리는 영화가 보고 싶어져서 오랜만에 인셉션을 찾와 봤습니다. 극장에서 처음 본 게 벌써 십몇 년 전인데, 놀란 감독 특유의 편집이랑 연출은 지금 봐도 여전히 감탄스럽더라고요. 근데 이번에 다시 보면서 예전엔 그냥 넘겼던 마지막 장면이 유독 신경 쓰였습니다. 그 팽이 말이에요.꿈에 들어간 사람들영화의 주인공 콥은 타인의 꿈에 침투해 무의식 속 정보를 빼내는 전문 인셉션 기술자입니다. 어느 날, 그는 과거의 범죄 혐의를 말끔히 벗고 그리운 아이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불가능에 가까운 최종 임무를 맡게 됩니다. 이번 목표는 단순한 정보 탈취가 아니라, 타인의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을 '심어주는' 고위험 작전입니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콥은 각..